나한테는 부족했던 게 1도 없던 작품. 그냥 존나 좋다... 밤 새서 읽었다...
'차원이동' 떡밥 자체에 대해 친절한 서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이렇다 할 서사가 없는 단순한 구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속에서 존나 내 취향의 공/수가 다 해먹고 있음... 묘사를 워낙 잘하셔서 그런지 이색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한 고어한 분위기 자체는 형성돼있지만, 사실 까고 보면 굳이 고찰할만한 감정선도 사건도 없다.
그래서 그냥 좋아서 미칠 것 같던 점들만 나열해보기.
- 공/수 이름 - 사람마다 본인이 추구하는 취향의 이름이 있을 텐데 나한테는 이 둘 이름이 그랬다.
- 수한테 울보수 키워드가 있길래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질질 짜는 청순가련형 느낌인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음. 울기는 잘 우는데 진짜 하찮게 질질 짜섴ㅋㅋㅋㅋㅋㅋ 수가 속으로는 공한테 쌍욕도 하고 나중엔 나름 시건방도 떨어댄닼ㅋㅋ 내가 강태환이었어도 존나 귀여웠을 듯 ㅠㅠ
- 무릎을 아예 작살내고 딱 염증 안 생길 정도로만 치료해준다. 한기우가 영영 다리 못 쓰면 어떡하냐고 엉엉 우는데 강태환이 단칼에 다 나아도 못 걷는다고 일갈함. 말만 잘 들으면 자르지는 않겠다고 하는 강태환식 다정함에 나는 기절...
- 강태환한테 느껴지는 묘하게 변태 같은 성욕...? 사실 변태라고 하기에는 강태환이 (강제성을 띄긴 하지만) 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어떠한 특정 플레이가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 막연하게 뒷덜미 서늘하게 만드는 게 느껴짐. 뱀이 혓바닥 날름거리는 것 같은...
- 한기우가 못해서 더 꼴렸다. 못한다고 하면 잘하면 된다고 하고, 힘들어하면 왜 엄살이냐고 혼내고, 울면 작작 울으라고 협박하고... 결국 강태환이 진짜로 어디 한 곳 조질 심산으로 말하면 한기우가 울면서(속으로 쌍욕하면서)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뎈ㅋㅋㅋㅋ 강태환은 그래도 영 불만족스럽곸ㅋㅋㅋ
- 강태환이 한기우가 도망갈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육아하듯이 대하는 거. 이 관계성엔 한기우의 하찮은 성격도 한몫하지만...
- 체념엔딩. 기우가 말만 잘 들으면 세계관 최강자 강태환이 뭘 못해줄까 싶다 ㅠㅠ 이런 다정공 또 없다
또 읽고 싶어진다. 재탕할 땐 형광펜도 좀 칠하면서 봐야지...
+ 작가님 제발 외전 좀 내주시면 안 돼요? 나 외전무새 아닌데 이건 너무 보고 싶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