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존중 영역 일단 샀으면 다 읽자

나한테는 부족했던 게 1도 없던 작품. 그냥 존나 좋다... 밤 새서 읽었다...
 
'차원이동' 떡밥 자체에 대해 친절한 서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이렇다 할 서사가 없는 단순한 구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속에서 존나 내 취향의 공/수가 다 해먹고 있음... 묘사를 워낙 잘하셔서 그런지 이색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한 고어한 분위기 자체는 형성돼있지만, 사실 까고 보면 굳이 고찰할만한 감정선도 사건도 없다.
 
그래서 그냥 좋아서 미칠 것 같던 점들만 나열해보기.
 

  1. 공/수 이름 - 사람마다 본인이 추구하는 취향의 이름이 있을 텐데 나한테는 이 둘 이름이 그랬다.
  2. 수한테 울보수 키워드가 있길래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질질 짜는 청순가련형 느낌인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음. 울기는 잘 우는데 진짜 하찮게 질질 짜섴ㅋㅋㅋㅋㅋㅋ 수가 속으로는 공한테 쌍욕도 하고 나중엔 나름 시건방도 떨어댄닼ㅋㅋ 내가 강태환이었어도 존나 귀여웠을 듯 ㅠㅠ
  3. 무릎을 아예 작살내고 딱 염증 안 생길 정도로만 치료해준다. 한기우가 영영 다리 못 쓰면 어떡하냐고 엉엉 우는데 강태환이 단칼에 다 나아도 못 걷는다고 일갈함. 말만 잘 들으면 자르지는 않겠다고 하는 강태환식 다정함에 나는 기절...
  4. 강태환한테 느껴지는 묘하게 변태 같은 성욕...? 사실 변태라고 하기에는 강태환이 (강제성을 띄긴 하지만) 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어떠한 특정 플레이가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 막연하게 뒷덜미 서늘하게 만드는 게 느껴짐. 뱀이 혓바닥 날름거리는 것 같은...
  5. 한기우가 못해서 더 꼴렸다. 못한다고 하면 잘하면 된다고 하고, 힘들어하면 왜 엄살이냐고 혼내고, 울면 작작 울으라고 협박하고... 결국 강태환이 진짜로 어디 한 곳 조질 심산으로 말하면 한기우가 울면서(속으로 쌍욕하면서)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뎈ㅋㅋㅋㅋ 강태환은 그래도 영 불만족스럽곸ㅋㅋㅋ
  6. 강태환이 한기우가 도망갈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육아하듯이 대하는 거. 이 관계성엔 한기우의 하찮은 성격도 한몫하지만...
  7. 체념엔딩. 기우가 말만 잘 들으면 세계관 최강자 강태환이 뭘 못해줄까 싶다 ㅠㅠ 이런 다정공 또 없다

 
또 읽고 싶어진다. 재탕할 땐 형광펜도 좀 칠하면서 봐야지...
 
+ 작가님 제발 외전 좀 내주시면 안 돼요? 나 외전무새 아닌데 이건 너무 보고 싶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