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존중 영역 일단 샀으면 다 읽자

우선 이 말부터... 모든 🔞을 아예 안 봤다. 다 건너뜀.
 
나는 '재리'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부정적인 방향으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동시에 마치 내가 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드니까 이걸 어떻게 써야 될지 모르겠음. 작가님이 실제로 조울증을 캐릭터와 얼마나 잘 접목해서 작품에 녹여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공부하고 쓰신 티가 나는 건 맞아서
 
재리의 정신적 성장에 대한 작가님의 진중한 시각이 느껴졌던 것을 제외하면 정말 마음에 드는 게 없는 작품... 근데 이 작품의 골조가 재리의 조울증이어서... 역시나 나의 이해가 부족해서 이 작품이 썩 달갑지 않은 건가? 싶어지니 ㅠㅠㅋ
 
우선 김정윤은... 그냥 이런 공을 처음 봐서 신기했다. 굳이 호불호 중 하나 골라야 된다면 존나불호... 재리가 조울증 때문에 언제 어떻게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는 캐릭터임을 감안해도 공만의 그 훈육방식과 숨이 턱턱 막히는 통제가 나는 썩 좋게 받아들여지진 않았음. 그리고 진짜 치료 시급한 건 김정윤임. 가만 보면 재리는 오히려 정상의 범주에 있는데 김정윤이 지 혼자 오바육바 다 떨어가면서 통제하니까 재리의 증세가 심화되는 거 아닌지?... 이 생각만 수십 번 하면서 봤음.
 
그리고 김재리. 얘는 조울증 아니었어도 내가 미친새끼로 봤지 싶다. 김재리는 정신병과 무관하게 김정윤의 가스라이팅에 무조건적으로 헤벌레~ 했을 것 같아서 그냥 싫음... 줏대 없는 멍청이들 극혐함. 둘 다 정말 내 취향 아님... 나는 재리 특유의 이기적인 면도 너무 싫었는데 이것도... 하... 됐다...^^ 내가 보면서 짜증 치솟았던 모든 부분의 근원이 재리의 조울증이었음...

야있ㅂ 제발 작작 좀 해!!!!!!!!!!!!!!!! 존나 쏘아붙이고 싶었던 부분. 언제까지 이렇게 미성숙하게 생각할 거냐... 그리고 김정윤도 ㅅㅂ 아저씨...? 연락 한 통은 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왜 그 흔한 연락조차 재리의 독립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ㅠㅠ 미친놈 아님?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모쏠과 모쏠이 만나면 이렇게 됨?
 
그래도 급하게 긍정적인 말도 써보자면... 이 책을 보며 참 찡했던 구간이 있긴 했다

자신은 그렇게 연약하지 않다고, 재리가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죽을 결심을 한 그날, 재리는 그 자신의 본질이 벌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견딜 수 없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그 자신이 해로운 존재가 될 것 같다는 예견에, 두려워했었다.

그러나 깨어나 정윤과 마주한 그날, 재리는 자신의 좁은 세계가 와장창 깨지는 것을 경험했다. 시야의 팽창이었다.

갇힌 시야에서 보던 세상, 자기 자신의 가치, 사랑의 의미는 위험할 정도로 협소했었다.

자신을 안고 무너져 아파하던 연인, 사실은 너를 진심으로 신경 쓰고 있었다고 고백해 온 친구들, 가족, 그리고 위험한 순간을 몇 번이나 넘겼던 자신의 생명력까지. 그 모든 경험들이 재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자신의 가치는 고매한 죽음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다. 삶으로, 힘겹고 춥고 삭막한 삶이라도 살아가면서, 그 발자취를 그려 나감으로써 비로소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것이었다.

사랑은 도망침으로, 죽음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다. 곁에 있음으로, 또 삶으로 직접 표현하는 것이었다. 정윤이 재리에게 그래 주었듯이, 재리에게도 사랑하는 연인을 보호할 책임이 있었다.

강해져야 했다. 떠나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곁에 있어 주기 위해서.

그래서 아마도,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말을 하는 것일 거다.

이러나저러나 작가님이 글 자체를 정말 잘 쓰신다는 건 알겠고 알 수밖에 없다... 다만 남는 건 이게 전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