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존중 영역 일단 샀으면 다 읽자

루완은 살상에 사용되는 무기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사람인데, 백치에 가까운 현한테 본인을 과학자 겸 사업가라고 소개하며 미친 주접을 떤닼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이런 주접공은 없었다

초반에 루완의 봉인된 주접력이 드러나기 전의 그 분위기도 좋았음... 아직은 무뚝뚝한 루완이 현한테 달달한 디저트들을 막 안겨줄 때. 이렇다 할 묘사가 없음에도 왜 묘하게 끈적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느낌이 드는지... 그리고 이게 루완 주접의 전조였던 것... 현이 전세계를 갖고 싶다고 하면 당장에라도 안겨줄 것처럼 점점 무지막지한 사랑 공세를 하기 시작한다. 연락할 수단이 아예 없어서 현에게 휴대폰을 선물해주기도 했는데, 현은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방법조차도 모름. 심지어 루완의 값비싼 차에 탔을 때도 현의 초점은 '값비싼'이 아니라 '차'였다. 생애 처음 타보는 교통수단이니까. 외삼촌 시발놈...

최소한의 상식도 없고, 글자도 못 읽고, 디지털 시대에서 모든 것이 아날로그인 현의 현실은 굉장히 암울하고 피폐한 게 맞다. 그런데 루완이 극한의 다정함으로 이 분위기를 완벽하게 지워준다. 이 소설은 루완의 주접꼴값잔치가 9할이어서... 루완이 학부형이었으면 존나 난리도 아니었을 듯... 자식 운동회에서 드론은 물론이고 곳곳에 카메라 설치하고 구도별로 촬영했을 느낌. 임출육 요소를 썩 선호하진 않지만 아이를 가진 현을 대하는 루완도 궁금하긴 하다

평소에는 불면 날아갈까 쥐면 으스러질까 금이야 옥이야 대하는 팔불출 주제에 정작 🔞 때는 현이 제발 그만하자고 빌어도 발목 잡고 안 놔주는 점이 최고...

 

 루완은 현이 반짝거린다고 하면서도 내심 현이 어디에서고 빛나지는 않았으면 싶었을 듯. 저세상 주접을 떨어대는 다정한 사람이지만 음습한 독점욕이 없는 건 아니어서...

루완에게 현이 신앙과도 같은 존재라는 게 참 좋았다.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표현은 아무리 단출해도 예쁘게 느껴진다...ㅠㅠㅠ

 참 심플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