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존중 영역 일단 샀으면 다 읽자

와... 쌍방 삽질을 이렇게 폭력적으로 할 수 있구나... 둘 중 한 명만이라도 솔직했다면 기껏해야 10 페이지 이내로 '그렇게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났을 것을 무려 3권 하고도 외전까지 거쳐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미친놈들. 심지어 그마저도 결말로 말들이 나뉘는데 나는 둘 다 편안하게 잠든 거라고 생각함...

작가님이 동양물에 대해 공부해오신 것도 느껴지고 필력도 좋으신데... 사실 갓 출간됐을 때 보다가 하차한 적이 있었음. 존나 때림 → 관계 → 예락이 솔직해져서 황제도 좀 다정해짐 → 날 밝으면 다시 삽질 → 황제 빡침 → 존나 때림 → 반복... 패턴이 너무 똑같아요... 거짓말이 아니라 3권 내내 이럼 ㅎ 주변에 꼭 있는 지들끼리 유난인 커플 보는 느낌

오메가버스 안 좋아하는데도 이게 나한테는 용어의 문제였나 싶을 정도로 단어 치환돼서 나오니까 읽기에 괜찮았음. 음인·양인·결착·환열기 등 훨씬 덜 생소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옴. 심지어 숲에서 첫 결착하는 장면은 내가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함... 예락은 장군 출신이라고 해서 피지컬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그냥 마른 근육질이길래 쫌 아쉬웠고. 원패턴과 별개로 예락이 점점 정신줄 놓아가는 과정 좋았음... 황제가 말만 걸어도 움찔하고 손만 들어도 움츠리고 계절 구분도 못하고 기면증처럼 잠에 빠지고 심지어 고문 후유증으로 눈까지 멀었을 때는 유레카...^^ 그리고 종종 황제의 그 핀트 나간 다정함이 나올 때도 좀 짜릿했다. 
 
작품의 5할이 관계고 4.5할이 폭력이고 0.5할이 사랑인데... 너무 일관되고 단조로운 패턴이어서 여운 같은 게 안 남을 수도 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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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 다정한 집착공인 줄 ㅎ

세계관 모르고 봐서 처음에 여기서 의미하는 결착이 뭔가 했음...

진짜 단단히 곱게 미친 새끼 같아서 너무 좋았다

서로 존나 사랑하면서 그 말 한마디가 어려워서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뀔 동안 폭력적인 관계만 이어가는 등신들...

이 소설에서 제일 안타까운 건 맨날 처맞고 사는 예락이 아니라 황후임... 어쩌다 염병천병 커플한테 잘못 끼어서는 죽음까지 가게 된 진짜 비운의 인물 ㅠㅠ 황후 회귀로 연작 나오면 재밌을 듯